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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알려주지 않는 면접 탈락 이유

작성자
길고양이
작성일
2019-06-14
조회수
8491
좋아요 수
47
한줄요약
- 별의 별 이유 같지 않은 이유로도 떨어진다. -


안녕하세요. 게임잡 유저 여러분.
저는 현재 백수로서 채용정보를 기웃거리고 있는 개발자 중 한 명입니다.
이맘때면 게임잡의 커뮤니티를 좀 구경하곤 했는데요.
이곳에 모이는 분들의 대다수가 취업전 구직자들이 많고, 그 안에서도 신입인 분들이 정보를 조금이라도 얻어보려 오시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아서
제 경험을 살려 제목과도 같은.. 네.. 회사가 알려주지 않는 면접 탈락의 이유를 조금 적어볼까 합니다.

저는 2000년부터, 잡초풀보다 많다는 캐릭터 원화가로 업계에 들어와서
1000명이 넘는 회사에서도 다녀봤고, 단 둘이서 회사를 일으켜 세워보기도 하였습니다.
팀빌딩을 리드하는 관리자 포지션에서 10년 좀 안 되게끔 근무를 했기 때문에 아트직군은 물론이고 가끔은 기획팀, 클라팀 면접에도 참석하곤 했습니다.

뭐 그래봤자 익명인 게시판에서 얼굴 한 번 못 본 사람이 적는 글이란게 다 그러하듯
"그냥 그렇기도 한가보다" 수준으로만 읽어 주셨으면 좋겠네요. 당연한 얘기 노파심에 하자면 회사마다 다르고, 사람마다 다르고, 팀마다 다르기 마련이니까요.

긴 서두를 커트하고 본론 들어가 보겠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아트포지션의 경험입니다만 위에서 말 했듯이 타팀 면접에도 참여경험이 많은지라 보편적으로 겹치는 내용위주로 적었습니다. (비개발직 면접에 비하면 실무면접 내용이 많이 들어갔네요)
채용정보에서 마음에 드는 회사에 이력서를 넣고 기다리다가 면접(인터뷰) 연락이 와서 회사도 찾아가서 좋게 잘 이야기 하고 왔는데
며칠 뒤에 탈락통보 메일 한 통만 덩그러니 날라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보통 다음 같은 내용이 머 비슷비슷하게 적혀 있죠

"당신은 정말 훌륭한 인재이지만 안타깝게도 이번 기회에는 우리와 인연이 닿지 않아 함께 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귀하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블라블라.."

떨어졌다 소리죠. 안 뽑겠다 소리입니다. 가끔 여기서 "당신은 정말 훌륭한 인재"까지만 기억하시고는 자신이 뽑혔다고 생각한 채 “왜 추가 연락이 없나요?” “출근날짜 언제인가요?” 연락하시는 분 계십니다만.. "함께 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가 핵심이죠. 딱 잘라 "너 불합격"이라고 적진 않습니다. 한국 정서상..

우선 저 말이 완전 뻥은 아닙니다.
왜냐면 면접을 봤다는 것 자체가 1차적으로 마음에 들어서 불렀던 것이니까요. 뭐든 하나는 먹고 시작한 겁니다.
공고를 낸 경우 큰 회사는 수백건(천 넘어가는 지원자는 제가 경험을 못 했네요;), 듣보잡 벤쳐기업에서도 수십건의 이력서를 받아봅니다.
인사팀이 있는 경우엔 인사팀에서 한 차례 걸러서 리스트를 개발팀에 보내줬습니다.
실무자가 직접 공고를 올린 경우엔 담당자가 다 직접 보면서 리스트업을 합니다.
리스트업의 첫번째는 "채용공고에 맞는 구직자인가"입니다.
가볍게 예를 들어서 UI디자이너(기획)를 뽑는데 UI아티스트(아트)가 지원을 했다거나...
(이 망할 '디자이너'와 '아티스트'가 과거 업계에 인식이 잘 못 박힌 경우가 아직도 남아 있어서 가끔 혼동이 발생합니다.)
이후에는 "요구 스킬"을 보유하고 있는가 여부로 또 한 차례 리스트업을 합니다.
그 다음에 포폴, 이전 경력, 마지막 연봉, 거주지 거리, 사진 관상(?!) , 자기소개서 느낌 등을 보고 또 리스트업을 합니다.

(이건 정말 사람마다 다른데) 이렇게 나온 리스트에서 제 경우는 하루에 2명 정도. 면접일정을 잡습니다.
면접도 예습이 필요해서 시간 많이 잡아 먹습니다. 면접 때 처음 이력서 읽어보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한 댓번씩은 읽고 들어갑니다. (물론 정말 처음 읽어보는 면접관도 있겠지만.. -_-..)
포폴도 무쟈게 보고 들어갑니다. 면접관은 한 두명만 들어와서 면접 볼지 몰라도 포폴은 그 회사 해당 파트원이 다 봤다고 생각하셔도 됩니다. 못 해도 10명쯤은 봅니다. 원화가가 3명인 팀에서 네 번째 원화가 뽑는거면 기존 3명은 물론이고, 모델러도 보고.. 배경도 와서 보고.. 기획팀도 보고.. 클라도 보고.. 새 사람 뽑는건 참 많은 이들에게 관심분야라서 정말 다양하게 봅니다.
(물론 타파트 사람이 당락에 영향을 주진 않습니다.)
이만큼 사람을 뽑는다는 것은 회사에게도, 팀에게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 되기 때문에
구직자도 간절하지만, 구인자도 간절한 마음이 있습니다.

이렇게 성사 된 면접이 1~2시간에 걸쳐 종료되고.. 배웅하고.. 분위기 좋았다면 설렘 가득한 채 헤어지게 된 후..
이후 회사에서 벌어지는 일.. 이걸 적어보겠다고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위에 저 많은 서두를 어쩔.. (아까 본론 들어간다 해놓고 이제서야 본론 같은;)
뭐.. 당연히 평가를 합니다.
그런데 이 평가가 참으로 다양합니다.
그리고 결단코 밖으로 세어나가지 않습니다.
왜냐 공식적인 이유는 맨 처음에 썼던 내용대로'여야만' 하거든요. 아름다운 한국 정서에 맞게끔..
"당신은 정말 훌륭한 인재지만.. 블라블라.."

그래도 현실적인 것부터 적어보겠습니다. 번호는 구분하기 위한 것일뿐 순위가 아닙니다.

1) 희망 연봉
경영차원에서 유지비를 고려해야 할 경우 (런칭 전의 스타트업 등) 이왕이면 싼 사람을 뽑을 수 밖에 없지요.
여기서 '이왕이면'은 뭔가요.
면접 본 후보자들이 포폴이 비슷한 경우.. 즉 요구사항에 부합하는 스킬이 비슷해 보이는 경우면 당연히 싼 사람을 뽑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자신의 몸값(연봉)을 서로 공개하는 것을 굉장히 꺼려 합니다. 남 연봉을 알고나면 은연 중에 안 믿는 사람도 있습니다. "5년차인데 6천만원이라고? 말이 돼? 내가 8년차에 이제 4천 막 됐는데.. 어서 뻥을 쳐도.."뭐 이런 얘긴 많이 있죠. 이 얘긴 넘어가고.. 여튼 지원자들이 각자 자신이 제시한 연봉은 지원자들끼리는 모릅니다. 블라인드경매처럼.. 마이너스 경쟁이 발생하기도 하고.. 결국 회사입장에선 손쉽게 싼 사람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리스크도 없구요.
이 부분이 사실 탈락 사유 중 비율이 높은데.. "그렇다면 제가 몸값을 낮춰 부르면 잘 뽑힐까요?"라고 물으신다면 "확률은 올라갑니다"라고 답하겠습니다. (뽑힌다고는 안 했습니다. 반대로 너무 싸서 안 부르기도 합니다.)
아무리 탈락사유를 물으셔도 정말 어지간해서는 절대 "님보다 싼 사람 뽑았지요"라는 답변은 안 합니다.
가고자 했던 개발팀 내부에 사실은 친구가 있었고, 그 친구가 나 대신 뽑힌 사람이랑 친해져서 술 마시다 "연봉 얼마에 들어왔어요?"라고 물어서 알아내거나, 팀장이 멍충하게 흘린 면접자 이력서 이름 옆에 "희망연봉은 얼마"라고 적힌 걸 보기 전까진 정말 알길이 없지요.

2) 인성
앞서 얘기했던 것처럼 “스킬”이 비슷할 경우, 이왕이면 대하기 스무스했던 사람을 뽑습니다.
게임개발은 철저하게 팀플레이입니다. 혼자서 만드는게 아니죠.
즉 이 사람하고 계속 부딪히고 말을 섞고, 함께 일을 해나가야 하는 것이기에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복합적으로 봅니다.
공격적인지 방어적인지도 체크하고.. 나이로 내리 누를 것 같은 성향인지, 성차별이 있는지, 와서 농떙이 칠 것 같은지… 사내 연애만 할 것 같은지.. 온다 해놓고 도로 나갈 사람 같은지.. 여튼 별의 별.. 사람사는 세상 다양한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유심히 관찰합니다.
그러나 면접 1~2시간에 저게 다 체크가 될 리가 없죠.
보통은 느낌이 좋았지만 들어와서 함께 해 봐야 드러납니다.
반대로 말해 면접 때 그런 일말의 위화감, 약간의 거부감 같은게 느껴졌다면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되는 것이지요.

3) 인상
2번에 합치려다가 따로 뺐습니다.
우선 올바른 길, 정도는 이렇습니다. “보직에 맞는 업무능력이 있으면 그 어떤 차별도 하지 않고 고용해야 한다.”
대외적으로는 그렇습니다. 압도적으로 옳은 말이니까요. 지구의 평화를 기원하는 것처럼.
하지만 더럽게도 여기서도 “이왕이면”이 발동합니다.
보직에 필요한 스킬이 비슷하다면 이왕이면 인상이 좋은 사람을 뽑습니다.
그런데 아주 거시기한 문제는 이 “인상이 좋다”라는 가치관은 개개인마다 천차만별 하다는 겁니다.
정말 가지각색 취향 다 나옵니다. 정말 추잡하고 더러운 수준까지 다 나옵니다.
이쁜 여자 싫어하는 팀도 있었고, 잘 생겼다고 뽑지 말자는 사람이랑도 같이 일 해 봤습니다.
괜히 여기서 뭐라 적었다간 그게 누군가에겐 트라우마처럼 남을까봐 적기가 어렵네요;;
하지만 꼭 말하고 싶었던 요지는 “정답이 없다는 겁니다”
아니 뭐 어쩌겠어요? 안경 낀 사람이 싫다는데.. 렌즈 끼고 면접 봐야 하나??? 그랬더니 또 어딘가에선 렌즈 싫어하면 어쩌고?
정말 이건 노답인데… 혹시나 하는 차원에서 너무 개성적이거나.. 너무 튀는 것은 좀 자제하는 편이 뭔가 보편적으로.. 인상 때문에 눈 밖에 날 확률을 낮출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켠으로는 소위 정신승리인데, 면접에서 떨어지고 나면 “아 내가 너무 멋쟁이라서 부담됐나 보구만! 핫핫하!”하시는 것도… 낫기는 개뿔 우리의 목적은 취업인데.. 제길..
쓰다보니 현타오고 빡치는 부분인데… 정말 그냥 면접관의 외관적 취향에 안 맞아서 안 뽑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 정도만 아셨으면 좋겠네요.. (좋은건가.. 이런건 몰랐을 때가 더 좋은거 같기도 하고.. 씁쓸해 지네요 음..)

4) 스킬
간단합니다.
이력서를 봤을 때엔 가능성으로 보였던 판단이
면접을 거치면서 의구심으로 바뀌었을 때. 이럴땐 탈락하기도 합니다.
테스트를 하는 경우도 결국 굉장히 주관적인 결과를 내기 때문에 만약에 본인이 “테스트에 완벽하게 해냈다고 생각됐는데 떨어졌다. 어째서일까..”로 고민이 너무너무 많이 되신다면.. 사실 테스트는 잘 했지만 다른 이유에서 떨어진 것은 아닐까 하고 마음을 돌리셨으면 합니다.
“스킬 때문이야!”하고 이 부분에만 매달리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그러나 입사는 수능시험도 아니고.. 점수가 나오는 시스템이 아니잖아요. 정말 스킬이 부족해서 면접에서 떨어지는 경우는 사실 그렇게 많지는 않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애초에 면접에 안 부르거든요. 뚜껑 열어봤더니 실상이 다른 경우가 그리 흔하진 않습니다.
아리송한 느낌이 들었다면 그 또한 면접 때 안 부르기도 하니까요.
뭐 물론 테스트에서 누가 봐도 치명적인 실수를 하셨다면 물론 그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요

5) 견제
**본 게시글에 게임미님이 달아주신 덧글 보고 떠올라서 추가해 봅니다.**
그 개발팀이 당신을 원치 않는 누군가가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견제를 당하는 것이죠.
쉽게 볼 수 있는 케이스는 구직자보다 살짝 아쉬운 파트장이 있을 경우지요.
다른 조건이 마음에 들수록 텃세의 위력은 강력해집니다. 어떻게든 막아내야 하거든요.
굴러 들어온 돌이 박힌 돌 빼는 상황 안 만들려면.. 기존 사람이 회사에 빨대 꼽고 꿀 빨고 있는데 열심히 하는 능력 좋은 인재가 들어오면 상대적으로 자신들의 위치가 낮아지는 것을 염려하니까요.
이걸 좀 악용해서 정말 못 되게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긴 합니다만
개인적으로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되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한 번은 제가 베타 중후반부의 플젝에 지원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 팀에는 알파때부터 고생하며 해 온 4년차 정도인 젊은 AD가 있었습니다. 신입들부터 함께 했던 팀원들이랑 동고동락하며 만들어왔는데 갑자기 10년차 넘는 아저씨 개발자가 입사한다고 하니 AD 자리를 내 놓게 될까봐 반대를 했습니다.
결국 그렇게 서류탈락하였으나 한 달 정도 더 지날때까지 저도 입사가 안 됐고, 회사 개발팀 사정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자 다시 연락이 왔고, AD 자리를 넘보지 않겠다, 맡은 바 보직의 업무만 충실히 하겠다라고 협의하고 입사를 했습니다. 이후 사이 좋게 잘 개발했습니다. 형동생하고 지내게 되었지요.
이 AD의 마음을 누구보다 이해할 수 있었거든요. 자신의 타이틀 삼을 애착 어린 플젝에 파트리더로서 활동하고 있었는데 런칭 직전에 누구든 그 자릴 뺏으려 든다면 달가울 리가 없지요.
이렇게 좋게 풀린 케이스도 있었지만, 이런 견제로 인해 불합격당한 적도 있습니다.
다만 그래도 지난 10년 정도 놓고 봤을때 점점 괜찮아 지는 것 같긴 합니다.
왜냐면 이제 업계가 다같이 나이를 점점 먹어가면서 고연령, 고경력인 분들이 꼭 관리자급이 아니고 작업자에 계시는 경우가 옛날보다 훨씬 많아진 것 같아서요… 나이 더 많은 팀원, 나이 어린 대표.. 이런게 막 보기 드문 경우가 아니게 되다 보니 점점 누그러 드는 기분입니다. (사라진 건 아니지만요)


대략적으로 다섯 가지를 예로 들어보았는데요 여기서도 매우 개개인의 주관에 따라 바뀌어서
연봉이 좀 더 높지만 인성이 훨 나아 보인다 하면 그 사람을 뽑기도 하고 서로 엎치락 뒷치락 합니다.
예산은 회사 상황에 따라 돈 버는 플젝은 여유롭구요. 스타트업은 비교적 바짝 커팅하구요.
개발팀 전체 규모가 작을수록 인성이 빛을 발하고, 클수록 약간 등한시 했습니다.
이런건 정말 팀바팀이지만요.


이쯤되면 몇 가지 생각이 스치실 겁니다.
결국 운인가 싶기도 하고..
내 능력 외에도 다양한 면에서 면접관의 취향에 들어야만 뽑히는건가.. 싶기도 하고
위에서 계속 전제조건처럼 제가 내밀었던… ‘이왕이면’..
즉, 비슷한 인재가 넘쳐나는 포지션으로 자신이 일한다는 그 현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현재 업계는 인력 공급 과잉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신입들의 스킬은 나날이 올라가고 있고, 고경력 무직자들은 점점 늘어가고 있구요.
벤쳐 투자는 몇 년 사이 위축되기 시작했지요.
그냥… 음.. 면접까지 잘 봤는데 안 부른다고 너무 자책하진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인연이 아닌가보다! 하고 잊어버리고 또 다른 회사..더 잘 맞는 회사 찾아 떠나셨음 좋겠어요.

결론이 상쾌하지 못하지만
너무 막막한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우리 모두 경쟁자이면서 동업자인건데, 그냥 우리네 삶이 조금 더 나아졌으면 하는 바램뿐이네요
(저도 취업 좀 다시 했음 좋겠구요.)
다들 화이팅입니다.
두서없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다양한 이견이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우리네 경험은 그야말로 케바케니까요.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그냥 이런데도 있다더라.. 정도로만 생각해주시길 바라며 마치겠습니다.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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