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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중소기업을 기획자 시각으로 R아보JA...★

작성자
카카오에서온자
작성일
2022-03-11
조회수
7684
좋아요 수
3
편의상 반말함

안녕 나는 중소기업을 4년가량 다닌 기획자야

별 이야긴 아니겠지만 지금은 퇴사하고 쉬고 있고 썰 풀데가 없어서 게임잡 게시판에 좀 써보려고 해

1. 중소가 그렇게 나쁜 곳은 아니다.

월급은 보면 음.. 사실 노동자 입장에선 정말 열악하긴 해.
사실 나도 현재만 살아갈 수 있는 임금으로 꽤 오랜 기간 일을 하기도 했고 개인적인 사정과 직업 측면에서의 향후 미래가 불안해져서 퇴사를 하긴 했어.

그럼에도 중소가 마냥 나쁜 곳일까?

그렇진 않다고 봐. 나도 중소 한 곳만 다녀봐서 뭐라 말할 입장은 아니지만 업계 지인들 이야기 듣다보면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는거 같아. 사실 노동자 측면에서 나쁜 점이 대부분이어서 우리가 중소를 욕하지 않을까 ㅋㅋㅋ

내 썰을 풀어보자면, 다른 파트는 모르겠는데 내가 다녔던 회사는 1년에 프로젝트를 약 10개 내외정도 돌렸던거 같아.
약 6개월 ~3년정도 개별 프로젝트로 다양하게 있었는데 나는 리드 기획자면서 약간의 팀장 역할도 같이 했거든.
우리가 흔히 아는 중소의 문제점인 체계, 관리, 지원 문제 등을 많이 들어 봤을거야.
나 역시도 같은 문제를 고민했고, 나름대로 해법을 찾아보고 시스템 체계를 적용하려고 노력했지.
또 내가 관리하는 플젝이 많을 때는 동시에 5개정도 되기도 했었어.

그래서 생기는 이점이 바로 여기에 있어.(?)
바로 경험이야.

나는 이전 회사가 일반적인 게임회사랑은 상이하다고 생각하는데 짧다면 짧은 기간인 만큼 스스로 기획서의 퀄리티도 좀 올려보려고 팀 내에서 다른 직원분들과 교류도 강요했었는데 그 결과도 괜찮았지.
물론 과정에서 얻는게 더 많았지만 말이야.
너네 일개 팀원인 기획자가 외주 업체 미팅 나가는거 생각해봤냐 ㅋㅋㅋㅋ
나는 하루에 3곳도 돌아봤고 내 부사수였던 분은 성우 더빙하는데도 가봤닼ㅋㅋㅋㅋㅋㅋ

그만큼 중견이나 대기업에서 못해볼 경험이 많아. 4년짜리 기획자가 사내 업무 프로세스에도 관여하고 리드 기획자도 하고 이런 경험은 솔직히 흔치 않아. (나도 운이 따라줬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있고)

물론 돈을 많이 주는게 노동자 계급인 우리에겐 장땡이지만 한번은 내가 놓칠 수 있는 기회비용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라고 하고 싶어.

2. 그럼에도 중소는 열악하다.

아까 위에서 언급한 문제들 있지? 이게 직군이나 직급,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사실 기획자 입장에선 치명적이야.
왜냐면 음..이건 가치관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나는 기획자는 결국엔 다른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해줘야 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하거든.

타 파트 입장에서 보면 우리는 해야할 일을 하는거 뿐이지만 일을 만들어 내는 애들이고 결국 실제 작업은 그들이 한다고 생각해. 그래서 기획자들은 항상 이런 질문들을 많이 들을거야.

"왜요?"

나는 막 신나서 "와 이거 구현되면 재밌겠는데" 하는 시스템이나 설정을 열정과 돈의 힘으로 쏟아내잖아.
근데 다른 사람 입장에선 동기와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으면 "왜 해야하지?, 무슨 근거로 이렇게 만들라고 하는거지?" 의문이 들 수 밖에 없어.

자, 이 애길 왜 했냐면 이전에 언급 것들이 여기로 치고 오기 때문이야.
가뜩이나 임금도 적은데 왜 재밌는 게임을 만들어야 하지?
회사는 우리를 노예로 아는데 왜 퀄리티 좋게 만들어야지?
시간도 없는데 기획자들은 왜 이렇게 집착할까?

이런 방어적인 스탠스를 가지고 있는 상대에게 기획자들은

우리 이렇게 만들면 재밌을거에요.
이런 장치들이 유저들을 더 몰입하게 만들거에요.
이러이러한 빌드업으로 유저들에게 무엇을 전달할거에요.

등으로 설득해야 돼.

사실 이거 겪어보지 않으면 진짜 모른다...후... (모니터 너머의 너네들도 느껴지지?)

뭐, 물론 중견이든 대기업이든 스탠스가 크게 다르진 않겠지만 개개인의 상황에 따라 다르기도 하고..
나는 내가 경험해보지 못해서 말할 순 없어.

내가 말하고자 하는 요점은 열악하기 때문에 기획자들은 더 많은 업무를 할 수 밖에 없다야.

그들은 움직이고 일하게 하기 위해서 나는 최대한 상대방이 알아먹도록, 상대방과 원만하게 합의할 수 있도록 더 치밀하게 준비하고 움직여야 돼. (여기서 느껴지겠지만 체계, 관리에 대한 문제점이 보이지?ㅋㅋ)

나는 이전 회사에서 불만인 것들 중 하나가

나는 같은 팀원인데 왜 타 파트들이 힘을 뭉쳐서 날 공격하는 거 같지?
우리 같이 재밌는 게임을 만들어보려고 하는거 아닌가?
회사에 이번 플젝이 중요한데 왜 자꾸 할 일을 줄이려고 그러지?

이었어.

사실 성과를 같이 내서 같이 돈 더 받으면 좋잖아. 근데 회사에 대한 불신과 방어 기제로 인해서 그냥 안주하려고들 하더라고. (글을 쓰다보니 점점 더 씁쓸해지네...)

아무튼 회사의 경영 상황과 플젝 상황에 따라 다를 수도 있지만 나는 그랬다는걸 공유하고 싶었어.

마지막으로 나는 중소를 가지마라, 가라 이런 일차원적인 이야길 하자고 하는건 아니야.

신입이든 경력이든 중소든 대기업이든 사실 나가서 노동하는 시간을 비슷할거야.

우리는 같은 시간을 쓰면서 살고 있다구.

물론 시간 대비 금전이 확실하고 명확하게 보이겠지만 어떤 사람은 경험을 더 선호하는 사람이 있을거고 각자의 가치관은 다른거니깐 내가 개입할 문제도 아니지.

그런데 그냥 내가 중소를 통해서 경험했던 것들이 너네들이 높은 확률로 대면할 각각의 장단점을 이야기 해주고 그걸 직시하고 결정을 내리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맘이야.

정독했다면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우리 다 잘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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