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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기획자가 하는 일?

작성자
dd
작성일
2022-04-01
조회수
5698
좋아요 수
19
안녕하세요.
정말 수년만에 게임잡을 들어와서 글을 구경하는데 재밌는 글들이 있어서 저도 한 번 적어보려고 합니다.
우선 저는 현업 기획자로서 12년차 기획자이며, 동종 업계 사람을 만나 결혼도하고 애 아빠도 되고..
게임업계를 빼놓고는 뭘 했다고 얘기하기도 그런 사람입니다.

기획자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설명하기도 어렵긴 하다만..
이걸 설명을 해준다고해서 "아~ 그렇구나 딱히 없어도 상관없겠네"싶은 정도로 대답이 오고가는 것 같아
약간이나마 궁금한 분들을 위해 설명드려보고자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게임 기획자는 게임의 모든 것을 누구나 알고 체감하게끔 [정량화]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봅니다.

여기서 얘기하는 정량화는 게임 자체로 놓고 보자면 재미, 밸런스, 상품 가격 등을 정량화 할 수 있어야 하고,
회사 내부에서 업무적으로 보자면 기획자의 주요 업무인 문서 작업 및 데이터 작업, 그리고 작업 일정 조율과 다른 팀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등을 원활하게 정량화 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조금 더 디테일하게 예를 들어보자면 재미라는 요소를 어떻게 정량화 할 수 있을까요?
간단하게 제가 서비스중인 방치형 게임에서 몇가지 재미를 설명드려볼게요.

방치형은 RPG의 재미 중 성장시키는 재미와 경쟁하는 재미를 빠른 시간안에 가져오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1. 빠르게 성장
2. MMORPG에서 보기 힘든 미친 대미지 증가율
3. 게임을 켜놓으면 일정시간이 지난 후 돌아와서 쌓인 재화를 통해 다시 성장
4. 1~3을 통합해 만들어진 전투력 개념을 통한 유저 줄 세우기

빠르게 성장 - 게임을 시작한 시점부터 3일까지 전체 플레이 타임에서 1/3만큼의 성장을 지원하고 성장 시켜준다.
폭발적인 대미지 증가 - 첫 진입 시 대미지 100이었던 수치가 1만, 10만, 1억, 그리고 1경까지 성장한다.
일정 시간이 지난 후 쌓인 재화 - 8시간 후 100만 골드가 사냥을 통해 획득이 되었고 이 수치값은 게임 내 모든 스텟을 지금보다 20%더 증가 시켜준다.
유저 줄 세우기 - 랭킹 보드를 만들어 나의 현재 위치를 알려주며 지속적으로 다른 유저들과 경쟁하게 만든다.

이런 것들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기획자가 자신만의 수치적인 근거와 게임 내 모든 시스템 요소를 통합해 만든 밸런스로 만들어 집니다.
그리고 만들어진 모든 값은 재미라는 하나의 명칭으로 평가 받고,
그 다음날도 일주일 후에도, 한달 후에도 재미있는 게임이라는 세간의 평가로 만들어 집니다.

여기서의 재미는 실제로 조작을 하며 우리가 익히 아는 순수한 재미가 아닌 성장의 재미가 중점입니다.

최근의 방치형에서 성장시키는 재미는 무기를 가챠 요소로 사용해 최상급 무기를 획득하는 것을 목표로 잡습니다.
방치형의 가챠는 최상급 무기를 즉시 획득은 불가하며, 뽑기를 하면서 획득하는 경험치를 통해 뽑기 레벨을 성장시키며 보다 높은 등급의 획득 확률을 높여가는 형태입니다.

여기서 뽑기 레벨은 몇 레벨로 잡을지 그리고 각 뽑기 레벨별 현금가는 얼마를 잡을지..
최상위 무기까지 처음 획득되는 시점의 현금가는 얼마가 될지 이런 모든 것들을 기획자는 고민해야합니다.

뽑기 레벨이 너무 높거나 현금가가 너무 높으면 터무니 없는 가격에 돈만 밝히는 게임이라고 언급될 수 있으며,
반대 케이스는 혜자 게임이라고 소문이 나겠지만 현금가의 총량이 낮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어떤 케이스가 실제로 매출을 많이 일으킬지도 알 수 없으며, 그래서 저 두가지 간극을 적절하게 밸런스하고 정량화하며 명확하게 수치화 하여 안정적인 매출을 낼 수 있게 만드는 기획자가 필요합니다.

1. 나는 최상위 무기를 현금가 70만원으로 잡았다.
2. 단, 게임 플레이를 진행하며 7일동안 유저에게 70만원의 현금 재화를 지급할 것이다.
3. 7일을 꾸준히 플레이해 최상위 무기를 얻는것이 기다리기 힘들다면 지금 바로 결제하면 된다.
4. 최상위 무기를 얻었지만 유저는 이제부터 최상급 방어구를 또 얻어야한다.
5. 동일하게 70만원 만큼의 현금 재화가 필요하다.
6. 하지만 이제부터 70만원만큼의 현금 재화를 얻기 위해서는 한달이 필요하다.
7. 최상위 방어구를 얻었다.
8. 하지만 모두 얻고나니 이제는 초월이 나왔다.
9. 최상급 무기와 방어구는 초월하기 위해 동일한 장비가 10개씩 필요하다.
10. 그렇다면 각각 700만원 씩 1400만원이 필요하다.
11. 지금까지 얻었던 최상위 무기, 방어구는 시작에 불과한거네?
12. ㅅㅂ 접을까? 아니면 결제할까? 지금까지 했던게 아까우니 계속해야하나...?
(이 상황을 통해 고과금, 중과금, 소과금, 무과금 유저군이 나뉘며 게임 내 지표가 나옵니다.)

위 내용을 작업하기 위해 엑셀로 여러가지 함수를 이용해 전체적인 플레이 설계와 테이블을 만들고, 수치를 맞춰가며 여러 팀원과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아 좀 더 단단한 시스템을 만들고 결국 그렇게 돈을 버는 게임을 만들어 가는겁니다.

이런 작업들은 물론 깊게 파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누구나 할 수 있다고해서 그것을 잘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기획자가 필요한 것이고, 저런 내용들 때문에 울고 웃고 분노하는 유저들이 생기고 수많은 상황들이 발생합니다.

기획자라는게 너무 추상적이다보니 실제로 그 사람의 역량이 제대로 발휘되는지 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고, 많은 기획자들이 자신의 주관적인 생각이나 정량화 해야할 내용들을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해 무시받고, 슬퍼하고 기획자는 필요없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것 같네요.

기획자라서 그런게 아닌 실제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게되면 기획자는 꼭 필요합니다.
그 기획자라는게 직군을 뜻한다기보다 게임을 정량화 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기획자 입니다.

제가 생각하는건 그렇습니다 ㅎㅎ..

내용이 길어지니 점점 두서없어지네요.
그만해야할 것 같네요..ㅋㅋ

마지막으로 취준생분들!
좋은 회사 가서 성공하고, 본인 스스로도 더욱 성장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업계 모든 기획자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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