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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걍 마음이 좀 아픔

작성자
GL_41459***
작성일
2023-07-22
조회수
12883
좋아요 수
4
3년차 기획자 퇴사함
취준 포함 지나간 3년이 머릿속에서 빠르게 빠져나가는 기분이 느껴진다

다른 일 하다가, 업계 쌩 신입으로 시작함
학원은 안 다녔음
내가 만난 5년 차 미만은, 나 빼고 다 학원 출신이라는 게 놀라웠음

첫회사는 더러웠음. 근데 감사함
일단 나한테 업계 입장권을 쥐어줬으니까

1년 못 채우고 11개월 2주차에 권고 받음
연차 소진해서 11개월 3주. 1년에서 10일 모자르게 퇴사함

두번째 회사도 감사하다
후루꾸로 일하는 회사였는데, 덕분에 짜치면서 이거저거 해볼 수 있었음
재밌었음
출시는 못 했지만, 모딩 담당하면서 여러 게임 만들어 본 기분 느낄 수 있었음
퍼블리셔랑 틀어지기 시작하더니, 급속도로 기울고 스튜디오가 순식간에 터졌음


마지막회사를 얼마전에 퇴사함
다~~~~ 좋았음
근데 연협에서 조롱당함

사실 재직 기간동안 다른 스튜디오로 옮길 기회가 몇 번 있었는데,
나는 진심으로 윗사람들이랑 상황을 공유했고, 더 나은 대우 약속해준다는 걸 그대로 믿었음

연봉 인상 30 찍힘

다른 사람은 어떤지 모르겠어
근데 줄줄이 퇴사하는 거 보니까 회사 상황 좋진 않아보이네

같이 담배피던 사람들이 없어져서 혼자 담배피다가
나도 퇴사함

면담하면서 PD님 손 떠는 거 처음 봤네


3년 좀 안 되게 짧은 시간동안 좋은 경험 많이 했다고 생각해
오래 산 건 아니지만, 이 업계는 진짜 독특하다고 느꼈음
뭔가 기이하다

나는 올해 쭉 쉬고 내년 봄에나 다시 일해볼 생각이야
업계에 남을 지 말지도 더 생각해보려고

일주일 정도 아무 생각 없다가
일주일만에 노트북 열고
너무 당연하게 구직 사이트 들어왔다가
생각 많아져서 대충 갈겨봤음

처음 입사했을 때, 5년차가 대단해 보였던 게
2~3년 차 되면, 업계 남느냐 나가느냐 생각하게 될텐데 남으셨구나 생각했었음

지금 내가 남느냐 나가느냐 고민하는게 레게노

글 읽는 모두들 만드는 게임 잘 마무리하고
출시도 하고
행복한 경험 많이 하길 바라

즐거웠다
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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