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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ㄹㅍㅌ 면접/취업 후기 남깁니다

작성자
shellshoc***
작성일
2020-04-22
조회수
9427
좋아요 수
5
지난번에 예고한 ㅋㄹㅍㅌ 취업 후기를 남겨봅니다.

시작은 대략 11월 전후 즈음이였습니다.
저는 컴공 전공이고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머로 진로를 탐색하고 있었는데요, 얼마전 ㅋㄹㅍㅌ의 하반기 공채에서 서류로 광탈한 상태였었습니다. 물론 프로그래머로 여기저기 더 알아보고 있던 중이였습니다만, 슬슬 취준 기간이 길어지고 있었고 좀 더 마인드가 물불 가릴처지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고 있던 참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프로그래머 자리 이외의 자리에도 지원하기 시작했는데요, 그 이유 중 하나는 제 통번역 커리어 덕분이였습니다.

제가 대학교를 하던 와중에 돈벌기 위한 아르바이트로 통역,번역 일들을 여럿했었고, 한 번은 어느 작은 게임회사의 비주얼 노벨의 텍스트를 전부 번역하는 외주를 맡았던 적도 있었습니다. 물론 이건 프로그래머로써는 아무 도움이 안되는 경력이였지만, 위에 말했듯이 슬슬 뭐라도 직업을 구해야겠다는 생각에 이런 언어쪽 경력과 능력을 강조한 이력서를 따로 만들어서 게임업계 쪽 직군 중에서 통번역 혹은 로컬라이제이션 등, 제 영어 실력을 활용할 수 있는 곳들도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제 지원범위를 넓히던 중, 한 곳에서 조금 신기한 기회가 왔었습니다. 당시 제가 ㅋㄹㅍㅌ의 영문번역가 직군(공고 자체도 전부 영어로 되어 있고 네이티브 영문권 사람을 모집하는 공고였지만, 그냥 일단 찔러봤었습니다) 쪽으로 지원을 했었는데, 그에 대한 답변을 받았습니다. 요약을 하면 지원했던 번역가 직군은 불합격이지만, 다른 포지션으로 제가 필요한 사람인것 같아 그 포지션에 지원을 하면 어떻겠느냐 하는 제안이였습니다.

이때 제가 제안 받은 직군이 로컬라이제이션 PM 겸 엔지니어 직군이였고, 관심이 있으면 사전 면접을 하나 진행하자고 하셨습니다. (여담으로 당시 저에게 참고용으로 채용공고의 URL을 같이주셨는데, 그 URL은 단순한 '로컬라이제이션 PM'의 공고로 저에게 제안하신 직군과는 조금 다른 직군이였고, 당시 채용사이트를 전부 뒤져본 결과 저에게 제안해주신 직군과 정확히 일치하는 공고는 없었습니다.) 물론 당시에는 취업자체에 목마른 저였기에 저는 흔쾌히 허락하고 말씀하신 사전 면접을 진행했습니다.

0 단계: 사전 면접

일단은 제가 사전면접이라고 표기를 해놨지만, 정확히는 제가 이 직군을 정말로 지원하고 싶은지 묻는 사전 미팅에 가까웠습니다. 미팅은 로컬라이제이션 부서 팀장님과 1:1로 매우 캐주얼하게 이루어졌고, 저에 대해 묻는 것보다는 이 직무에서 로컬라이제이션 엔지니어 직군이 정확히 어떤 자리인지 주로 설명해주시는 자리였습니다. 정말 간단히 요약하면 게임의 로컬라이제이션 작업중에 프로세스를 최적화하기 위해서 필요한 전산적인 소요들을 담당하는 자리라고 설명해주셨습니다. 또한, 이 자리는 클라이언트나 서버 프로그래머과 같은 심도로 프로그래밍을 하는 자리가 아니고, 요컨데 얕게 프론트엔드 백엔드 전부 해야되는 자리라고 하셨습니다.

기본적으로 로컬라이제이션 부서의 직원으로써 그쪽 관련일도 여럿 맡기 때문에, 어찌보면 언어적, 그리고 프로그래밍적 역량을 둘 다 어느정도 갖고 있어야되는 자리인데, 제가 이전에 번역가로 지원했을때 컴공전공인걸 보고 저에게 제안을 주셨다고 하셨고, 프로그래머로 게임업계를 들어오고 싶은 만큼 어느정도 기대나 환상이 있을텐데 이쪽 직군은 그것과는 많이 다를테니 잘 생각을 해보고 진행결정을 할 것을 충고를 해주셨습니다. 그 외에는 회사나 직군에 대해서 정말 뭐든지 물어보라고 하셔서 마음 편하게 이것저것 여쭙고 왔습니다.

이 직군에 대한 제안을 받았을때만해도 로컬라이제이션 PM 겸 엔지니어가 뭔지 저도 전혀 몰랐었고, '엔지니어'라는 이름만 보고 프로그래머적인거라고 막연하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이때 저에게 주신 설명이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하셨습니다. 특히 일반적으로 프로그래머로써 게임업계에 들어오는 것과는 많이 다를거라고 하신 부분에서 많이 망설이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그걸 감안해도 너무 좋은 기회였고, 또 이런식으로 개인적으로 시간을 내주셔서 지원하게 되는 직군이 어떤건지 찬찬히 설명해주실 정도로 좋은 분이랑 같이 일할 수 있는 것도 귀중한 이점이라고 생각하여 결국 진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1 단계: 1차 실력 테스트(번역 테스트)

여기까지만 보면 누가 보면 스카우트 제의라도 받은걸로 오해하시겠지만, 정확히는 이 직군에 대한 지원을 제의한거였고,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실력테스트와 면접들을 전부 거쳐가야 했습니다.

첫 테스트는 영어 번역 테스트였습니다. 게임의 세계관에 관한 것과 실제 게임 내의 텍스트들을 번역해야되는 테스트였고, 대략 1시간 반 동안 진행되었습니다. 이전에 통번역 경력들도 있었고, 게임용어들도 많이 접했기에 어렵지 않게 치루고 나왔습니다.

단지 이때부터 인내의 고통이 시작되었습니다. 회사에서 실력 테스트를 보고나서 안내원 분께서 대략 일주일 내외로 결과를 알려주신다고 했습니다만, 결론적으로 3주 후에야 연락을 주셨습니다. 기본적으로도 일주일 뒤에도 연락이 없으면 불합격이라고 생각하면 되는 국룰이고, 실제로 일주일 뒤에 연락을 주시겠다고 말을 하셨는데도 연락이 없었으니 저는 불합격인줄 알고 많이 심란했습니다. 뭔가 거창하게 사전 미팅까지 하고서 진행을 한건데 첫 단계에서 떨어진다는 것도 꼴사나웠고, 분명 테스트 자체도 자신 있게 잘 한 것 같은데 떨어진다는게 납득이 안 가는 등 심정이 많이 복잡했죠.

2 단계: 2차 실력 테스트(프로그래밍 테스트)

다행히도 3주 뒤에 연락을 받았고, 2차 테스트로 프로그래밍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이번 테스트는 과제식으로 진행되어 일주일 내로 요구서에 따라서 프로그램을 제작해서 제출하는 테스트였습니다.
내용은 간단히 말하자면 SQL을 이용한 데이터베이스를 만드는 것이였는데요,
지금까지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머로서 자료구조 위주로 공부했기에 많이 생소했고 거의 공부한 적 없던 분야였지만, 대학교때 ㅈ도 모르는 것들을 열심히 검색하고 처음부터 배워가면서 과제를 하던 기억을 떠올려서 어찌어찌 완료했습니다.

이때도 과제 제출 이후에 3주를 기다리고서야 연락을 받았습니다. 이때도 연락이 안 오던것에 애가 탔었습니다만, 1단계 때 3주 기다렸던것을 상기하고서 비교적 마음편하게(?) 기다렸습니다.

3 단계: 1차 면접(실무)

3주를 기다린 후에 드디어 첫번째 면접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실무 면접이라 로컬라이제이션 쪽 실무팀과 면접을 할거라고 생각했었습니다만, 전에 사전 면접 때 뵈었던 팀장님과 1:1로 면접을 하게되었습니다. 그때 이미 한번 뵈었고, 개인적으로 좋은 이미지를 주신 분이라 덕분에 좀 더 편한 마음으로 면접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면접은 로컬라이제이션 부분과 프로그래밍 부분으로 나뉘어서 진행되었습니다. 전자는 로컬라이제이션이 어떤거라고 생각하는지, 이전 통번역 경력 때 프로세스나 경험에 대해서 주로 물어보셨고, 후자는 제가 2차 실력 테스트 때 제출한 결과물을 가지고서 이 부분은 왜 이렇게 구현했나, 이 부분을 다시 할 수 있으면 어떻게 했었을것인가 등 여러 질문을 받았습니다.

이 면접 직후에 본격적으로 코로나 문제가 터져서 결국 4주 후에야 결과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전에도 오래 기다렸지만, 이번에는 면접 결과를 기다리던거라 괜히 더 애가 탔었습니다.


4 단계: 2차 면접(임원면접)

오랜 기다림 끝에 결국 최종면접 일정이 잡혔는데, 이번에는 코로나 문제 때문에 화상 면접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인성면접에 가까운 임원면접이였기 때문에 질문자체는 뭔가 대단한것들은 없었습니다만, 제가 임원면접까지 온것은 처음이였기 때문에 화상면접임에도 많이 긴장했었고, 때문에 제 자신을 어필해야되는 부분들에 대해서 얼떨결에 너무 단답으로 짧게 답해서 후회됐던 부분들은 많았습니다. 별달리 압박적으로 진행된 느낌은 없었고, 단지 제가 긴장해서 혼자서 자폭한게 많았던 느낌이였습니다.

최종 면접이 끝나고서 일주일 전후로 결과를 알려주거나, 혹시나 지연이 된다면 알려주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래도 최종 결과고 일주일이라고 말씀을 하셨으니 결과가 비교적 빨리 나오지 않을까 기대를 했지만 이번에도 일주일만에 오는 일은 없었습니다. 물론 전례가 충분히 있다보니 바로 떨어졌다고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최종결과라서 더더욱 피말리게 기달렸었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2주 조금 지나니 최종합격 통보를 받았습니다.



제가 지원한 직무도 쉽게 보이지 않는 조금 희귀한 직무고, 시작 계기나 과정도 다른 분들이 경험하실 일반적인 채용과정과는 조금 다르지 않을까 생각을 하지만 그래도 나름의 취업과정이였으니 이렇게 후기로 남겨봤습니다.

쓰다보니 필요없는거 쳐내지 못하고 온갖 잡설까지 다 부연해서 쓸데없이 길어진 것 같지만, 그래도 저도 이 게시판에서 다른 분들 경험과 조언 여럿 보고 받은 만큼 제가 경험했던게 조금이라도 도움 되시라고 최대한 써봤습니다.

저는 그래도 운이 좋아서 12월부터 시작한 채용과정을 이렇게 이어와서 입사할 수 있게 되었지만, 똑같이 긴 기간동안 취업을 위해 고통받은 사람으로써 여기 계신 다른 많은 분들은 코로나로 힘든 이 와중에 좋은소식 있으시길 정말로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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