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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하고 정중한 일기

작성자
ㅌㅌㅌ
작성일
2020-01-05
조회수
1480
좋아요 수
1
익명이기에 쓸 수 있는 무모한 글입니다
너무 창피하고 부끄러운 삶이라 이렇게 나를 숨기고 글을 쓰는 것에 부디 넓은 이해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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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가고자 하는 곳은 높고, 하고자 하는 것은 특별하고 많았으며
패배하고 상처받은 사람들의 편히 쉴 곳을 만들어야겠다는 꿈을 꾸는 사람이었음을 말하고 싶습니다

원하는 것을 취할 수 없고 선택하지 않은 것에 의해 선택을 강요받는 순간의 연속에 살고 있지만
누구에게 상처 받았고 왜 아픈지 모르는 채로, 멈춰서 있으면 '낙오자' '실패자' 라는 고함에 자신을 괴롭히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나는 그것이 싫었고, 그들에게 숨 돌릴 곳을 만들어 주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었습니다.
게임은 삶과 죽음의 사이에 여러 경험과 미련들을 시도하고 꿈꿔보는 기회이고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가진 수많은 미련과 망설임을 죽음의 순간 전까지 유일하게 자본과 신체의 제약을 넘어서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의 고귀한 가치를 알고 소중한 경험임을 알기에 그 뜻을 초심을 잃지 않고자 했습니다.
게임에서 사람들이 그마저도 실망하고 상처받는 것을 보는 것이 마음이 아팠습니다.

나는 유저이면서 그들에게 상처를 보듬어주는 힐러이고 싶었고 서비스 제공자이고 싶었습니다.
내 삶이 과연 그 길에 얼마나 부합했는지 부끄럽습니다.

나는 내가 선택하지 않은 부모와 사회와 경험들을 혐오합니다
그들에게 오염되고 공격받은 인간의 존엄성에 분노합니다

나는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꼭 세상이 그런 사람들만 있는 것이 아니며 사랑이 주는 에너지와 좋은 사람들이 주는 희망을 이야기 하고 싶었습니다.

그것은 결코 그늘없이 자란 사람들이 아닌 그늘 속에 자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위로와 지지입니다.

위대한 메시아나 영웅의 소명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전우이면서 옆집 이웃의 따뜻한 저녁식사 대접과 같은 소소한 온기를 말하는 것이며
그것이 내가 만든 게임들에서 전달 되길 바랬습니다.

그렇기에 지금의 삶에 큰 후회와 분노 무력감을 느낍니다

먹고 삶에 굴복하고 초심을 잃어가는 나에게 분노합니다
적당히 변명하고 합리화하며 내가 보듬어주고자 했던 사람들에게
조롱하고 비난했던 시간이 부끄럽습니다.

나는 좋은 영향을 가진 사람이지 못했습니다

상처받았다고 화내고 울부짖기 바쁜 삶이었습니다

이제서야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고 나를 지지해주고 응원해 준 사람들을 만났고 세상의 따뜻한 면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한 것은 너무나 미약하여 나의 존재가치가 세상에, 이 글을 읽어주는 당신에게 어떤 울림도 줄 수 없지만
이 글은 나와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에게 작은 지지의 메시지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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