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통합검색 입력 폼
잡코리아 주요 서비스
끝이 다른 시작 JOBKOREA 알바의 상식 albamon


게임뉴스 상세

[창간 20주년 기획] 법적 분쟁 휩싸인 게임업계

작성자
관련사이트 더게임스
작성일
2024-04-13

게임업계가 법적 분쟁으로 혼란에 휩싸이고 있다. 제도권과 회사간의 분쟁은 물론 회사와 유저, 회사와 회사 등 다양한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분쟁을 촉발한 이유 역시 확률형 아이템, 저작권 침해, 앱 마켓 수수료 등 다양하다.

업계에서는 게임업계를 둘러싼 법적 분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게임이 대형산업으로 성장하며 둘러싼 이해관계가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또한 산업의 규모가 성장한 만큼 사건 발생에 따른 피해 규모도 함께 커졌다.

2023년 8월 위메이드와 액토즈소프트는 ‘미르의전설 2·3’ 중국 라이선스 관련 계약을 체결했다. ‘미르’ 판권(IP) 문제로 20년 넘게 다퉈온 국내 게임업계 대표 앙숙이 화해한 것이다. 당시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화해를 계기로 법적 분쟁 이슈가 잠잠해 질 것으로 봤다. 하지만 해당 시점을 전후로 게임업계 법적 분쟁은 더욱 심화된 상황이다.

과징금 넘어 유저소송으로 확대된 확률형 아이템

이러한 분쟁 이슈 중 하나로는 확률형 아이템 문제가 꼽힌다. 올해 1월 공정거래위원회는 넥슨에 전자상거래법 위반 행위에 대한 시정명령과 과징금 116억 4200만원을 부과했다. 이는 전자상거래법위반 최대 규모로 온라인 게임 ‘메이플스토리’와 ‘버블파이터’ 때문이다. 이 중 ‘메이플’의 큐브 아이템이 핵심 문제가 되었다.

큐브는 캐릭터가 착용하는 장비 옵션을 재설정할 수 있도록 하는 유료 아이템(현재 판매중단)이다. 상품 도입 초기에는 옵션별 출현 확률이 균등하게 설정됐으나 이후 유저들의 선호도가 높은 인기 옵션이 덜 나오게 바뀌었다. 또한 장비 등급 상승 확률로 회사측이 임의로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넥슨이 소비자 선택 결정에 중요한 정보인 확률 관련 사항들을 누락하거나 거짓으로 알리는 기만적인 방법으로 소비자의 구매를 유도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넥슨측은 곧장 입장문을 통해 “아이템의 강화에 사용되는 확률형 아이템의 정보공개는 국내 외에 선례가 없었다”며 특히 이번 결정은 문제 제기 후 3년이 지나 나왔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여기에 다시 공정위가 소비자의 합리적인 구매선택에 있어 중요한 사항을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은 행위로 문제로 삼았다고 답했다. 이후 회사측은 라이브 방송을 통해 해명과 반박에 나섰고 큐브 아이템의 판매 중단까지 나섰다.

이후 한 달여 만에 유저들이 넥슨에 대한 집단 소송에 나섰다. 1차 소송에 508명이 참가했으며 향후 추가 원고 소송까지 합치면 소송가액은 5억원을 넘을 전망이다. 앞서 공정위에서 넥슨을 지적한 것과 같은 논지로 이뤄져 사건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정부에서 게임 유저 권익 보호 제도 재정비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분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회사와 제도권, 유저와의 분쟁뿐만 아니라 회사와 회사간의 다툼도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2월 22일 서울지방법원에 카카오게임즈와 레드랩게임즈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에 대한 소장을 접수했다.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하고 레드랩게임즈가 개발한 ‘롬’이 자사의 ‘리니지W’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당시 회사에서는 ‘롬’이 ‘리니지W’의 콘텐츠와 시스템을 다수 모방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MMORPG 장르가 갖는 공통적·일반적 특성을 벗어나 창작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레드랩게임즈는 엔씨의 소송이 ‘롬’의 서비스를 방해하고 유저의 심리적 위축을 유도하기 진행된 행위로 판단한다며 엄중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 문제를 놓고 두 회사가 강대강 대치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모바일 MMORPG 저작권 침해 소송 잇따라

엔씨의 경우 ‘롬’뿐만 아니라 다른 게임들에 대해서도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2021년 6월 웹젠의 ‘R2M’이 ‘리니지M’의 콘텐츠와 시스템을 모방했다며 저작권 침해 중지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한 판결이 지난해 8월 원고 승소로 판결 났고 항소심에서 청구 범위를 확장해 더 많은 배상을 받겠다고 밝혔다. 같은 해 4월에는 카카오게임즈의 ‘아키에이지 워’가 ‘리니지2M’의 콘텐츠와 시스템을 다수 모방했다며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다.

업계에서는 근래 다른 장르가 부각되고 있지만 아직까진 MMORPG가 모바일 최고 흥행 장르라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각 업체들이 MMORPG 출시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최고 흥행작인 ‘리니지’ 시리즈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장르의 동일성과 저작권 침해 기준이 새로운 화두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넥슨과 아이언메이스도 저작권 침해 문제로 다투고 있으나 다소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넥슨측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신규 개발본부에서 ‘프로젝트 P3’를 개발하던 직원들이 소스코드와 빌드 등을 무단 유출한 뒤 아이언메이스를 설립하고 ‘다크앤다커’를 만들었다.

이에 대해 넥슨은 영업비밀 및 저작권 침해금지 등 가처분 신청을 냈고, 아이언메이스는 넥슨을 상대로 영업방해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해당 소송에 대해 판결이 올해 1월 나왔는데 법원에선 양측다 충분히 소명하지 않았다며 모두 기각했다. 업계에서는 해당 소송이 기존 회사에서의 프로젝트 유출을 재판부가 어떻게 판단·규정해 인식하는지 보여줄 것으로 평가했다.

여기에 지난해 위메이드에서는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을 상대로 형사고발과 5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위 학회장이 다양한 채널을 통해 회사에 대한 허위 사실을 적시하는 불법행위를 지속해 자사의 명예를 크게 훼손했다는 이유이다. 이에 대해 위 학회장은 군사정권 때도 없던 일이라며 자신의 주장을 이어갔다.

해외서는 앱 마켓 수수료 문제 불거져

이 밖에 해외에서는 앱 마켓 수수료 문제가 불거진 상황이다. 유럽연합 경쟁 당국이 애플이 음원 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제한했다고 보고 5억 유로(한화 약 72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2019년 스웨덴 스포티파이가 앱 운영사에 특정 결제 방식을 강제했고, 자사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애플뮤직’과 경쟁하는 기업에 불이익을 줬다고 신고하며 발생한 일이다.

사건의 발단 자체는 음악 앱 이지만 애플에 론칭된 게임들 역시 매우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게임의 경우 앱 마켓에서 유저들의 과금 규모가 큰 항목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과징금뿐만 아니라 추후 디지털시장법 등으로 애플에 대한 규제가 심화될 것으로 봤다.

또한 애플에 대한 EU의 규제가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국내에서 애플 수수료에 대한 지적이 계속해서 나왔기 때문이다. EU의 과징금 처분이 시행될 경우 다른 지역에서도 같은 수순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구글 플레이의 수수료 문제 등도 다시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

시장에서는 게임업계를 둘러싼 분쟁이 단순 다툼을 넘어 산업 전반에 대한 인식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가령 넥슨 확률형 아이템 문제의 경우 분쟁이 길어질 경우 회사가 책임을 회피한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 엔씨의 저작권 침해 소송의 경우 한국 모바일 MMORPG들이 모두 카피캣 게임이라는 인상을 줘 유저들의 관심을 낮출 수 있다.

업계에서는 게임이 대형 산업으로 발전하며 이해관계가 복잡해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커진 시장에 따라 특정 사건이 발생했을 때 피해 금액 역시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이에 따라 향후 법적 분쟁은 더욱 심화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법적 분쟁이 지속되면 산업 전반에 대한 인식이 악화된다며 이해 당사자간의 충분한 협의와 사전 꼼꼼한 법적 검토를 통해 분쟁 발생 자체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더게임스데일리 강인석 기자 kang12@tgdaily.co.kr]



배너



퀵메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