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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래에 대한 고민..

작성자
한줄기빛
작성일
2018-01-21
조회수
2827
좋아요 수
2
안녕하세요.
게임잡에선 주로 채용정보 쪽만 기웃거리다가
커뮤니티엔 처음 글을 써보내요.

최근 몇달간은 일에 너무 치여 살다가, 업무 스트레스가 잠시
소강 상태가 되고 나니 최근 다시 앞날에 대한 고민이 스물스물 올라오고 있어요..
저는 게임 운영부서 쪽에 있고, 이 업계에 처음 발을 들여놓은 시기는
2008년도 겨울 끝자락에 고객상담/운영을 겸하는 조그마한 게임회사에서 시작했네요.
사실 일을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게임 자체를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고
당시 그저 돈이 너무 급한 처지였기에 울며 겨자먹기로 시작한 일이었지만,
고객들을 최전방에서 접하고 다루며 그 와중에 더해지는 감정노동도 견뎌내며
어느덧 일에 점점 재미를 느끼고 나름대로 여러가지 성과와 성취도 맛보면서
지금 여기까지 버텨왔죠.

허나, 이 일 그리고 이 회사에 계속 붙어있자니 가장 고민이 되는건
역시나 연봉과 장래에 대한 비전을 따졌을 때 따르는 불안정한 요소들 몇 가지 때문 입니다.
아무래도 게임업계의 주류인 개발/기획/디자인/사업 쪽 분야가 아닌
업계에서도 가장 홀대받는 분야이자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없어도 누구나 뛰어들 수
있는 운영 쪽이다보니, 연봉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은 이제까지 충분히 감안하고
버텨오긴 했지만...이제 어느덧 경력 10년 가까이에 서른일곱의 나이가 되어 있는 저로서는
아직까지 3천도 넘지 못하는 연봉으로는 점점 더 버티기가 힘들어지네요.
물론 첫 회사에서 연봉 천 전후의 정말 말도 안되는 급여로 시작을 했기에 어찌보면
연봉 테이블이 여기까지 올라온 것이 대단하다고 생각이 들 때도 있긴 하지만...ㅎ
또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만큼 첫 단추를 잘못 끼워도 단단히 잘못 끼웠단 생각이
들 때도 많구요. 돈이 아무리 급해도 다른 일을 찾아볼 걸...하는 후회마저 종종 들 때가
있습니다.
근 3년간 거지 같은 게임들만 줄줄이 물어와 퍼블리싱 하다 또 줄줄이 말아먹으면서
그로 인한 실적 적자전환이라는 핑계로 연봉을 거의 동결 수준으로 유지시키고 있는
회사도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하고, 그마저 포괄연봉제로 후려쳐서 초과수당, 상여금, 성과급 따위는
이제껏 한 번 구경도 못해본 제 입장에선 그 때부터 어떻게든 연봉이라도 조금이나마
더 올려보기 위해 꾸준히 이직시도도 해봤지만 이직도 좀처럼 되지를 않으니
답답하다 못해 이제는 이직 시도 자체도 지쳐버린 상태 입니다.

또한, 언급한대로 현 직군 쪽에서는 계속 속해있어 봐야 앞날을 생각해봤을 때
저 스스로에 대한 발전이나 더 이상 올라갈 수 있는 위치가 보이지 않는다는 판단이
계속 서고 있어요. 10년 가까운 경력에 이제 직급이 겨우 대리인 마당에 이런 소리를
하는 것도 웃기지만 정말 여기까지가 이 직군에서의 제 한계인 것 같습니다.
뭐 어떻게든 좀더 버텨보자면 과장까지는 달아볼 수도 있을테지만...역시 거기까지가
정말 마지막일 것 같구요.
최근 1, 2년간 느끼는 것은 아무리 현 위치에서 스스로 초심을 잃지 말자..라고 수없이
다짐해가며 밤낮으로 별의별 개고생을 반복해봐야 아무도 제대로 알아봐주는 사람이 없었고,
그에 따라 지칠대로 지친 제 입장에서도 여러가지로 제자리 걸음만 반복될 뿐이었던거 같아요.
그러다 문득 저 자신이나 제 주변을 돌아보니, 이제부터 정말로 필요한 것은 능력이고
열정이고 뭐고 바로 '정치' 더군요. 정말 말만 들어도 학이 떼지고 지긋지긋...
실제로 제 바로 위의 사람도 소위 지리는 사내정치로 얼마 전 더 높은 자리까지
따내서 올라갔으니까요. 날이 갈수록 보이는 주변의 그 정치싸움은 점점 더 심해지는 듯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정치' 라는 것을, 제 천성 상 죽었다 깨나도 하지를 못하겠네요.
그저 더 나은 업무능력과 성과달성을 위한 노력으로 인정받아온 것이 최선이고 전부다..
라는 신념으로 살아온 저로선, 또 그다지 크게 사교적이거나 외향적이지 못한
저로선 정치질로 이 업계에서 신분상승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보입니다.. ㅎㅎ

탈출구로 이직을 선택해서 계속 시도해봤지만, 제대로 풀리는 것은 아무 것도 없고
또 이 업계를 완전히 떠나서 다른 일을 시작해보고 싶어도 이 나이에 어디에서
저 같은 놈을 신입으로 채용해줄지도 의문이고...
그저 이렇게 정체된 채로 짤리기 직전까지 자리나 채우며 돈이나 꾸준히 모으다
하다 못해 공무원 시험이라도 준비를 해야 하는지, 장사라도 시작을 해야 하는건지..ㅎㅎ
하도 답답해서 주절주절 끄적여봤네요. 읽어주신 분들께는 감사의 말씀을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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