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사년 한 해가 벌써 3분의 1이 지나갔다. 아직 절반을 채우지 못했지만 벌써부터 시장에서는 중간 평가 움직임으로 저울대에 오르내리고 있다. 본지는 연초 기대됐던 게임주들이 현재 어떤 성적을 보이고 있는지를 2회에 걸쳐 이들의 현주소를 살펴보고자 한다.
연초 게임주는 시장의 큰 관심을 받아왔다. 지난해 아쉬움을 딛고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지난해 두드러진 모습을 보인 크래프톤은 올해에도 시장 기대감이 남달랐으며, 넷마블에는 보수적, 엔씨소프트에는 다소 비관적인 전망이 잇달았다.
크래프톤은 시장 기대감에 부응하는 선을 뛰어 넘어, 두드러진 모습을 드러냈다. 실제 올해 첫 거래일 31만 6500원을 기록했던 이 회사 주가는 4월 29일에 37만원을 기록했다. 4개월여만에 16.9% 가격이 오른 것이다. 미국발 관세전쟁 본격화로 기존 가격대만 유지해도 최고라는 평가였는데, 이 회사의 주가는 오히려 가격을 높였다.
주가뿐만 아니라 실적, 신작 등 모든 부문에서 그야말로 만점에 가까웠다. 기간 중 출시한 '인조이'가 한국 게임 중 가장 빨리 100만장 판매에 성공한 타이틀로 올라섰다. 이 작품의 흥행으로 크래프톤의 글로벌 인지도는 한층 높아졌으며, 향후 이 회사가 선보일 차기작에 대한 기대감도 배가됐다. 특히 '인조이'의 성공으로 일각에서 제기돼 온 단일 게임 리스크 논란도 사그러지는 모습이다.

실적 부문에 있어선 1분기 기준 매출 8742억원, 영업이익 457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31.3%, 영업이익은 47.3% 수직 상승한 것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이 회사의 호실적을 기대했으나 이를 감안하면 높은 성적을 거둔 셈이다. 결론적으로 크래프톤은 시장의 높은 기대치를 가볍게 넘는 아주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 줬다는 분석이다.
칭찬 일색의 크래프톤과 달리 넷마블은 다소 유보적 전망이 많았다. 지난해 이 회사의 실적을 견인한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의 매출 하락으로 기대감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올해 이 회사가 출시할 차기작에 대해서도 매우 보수적인 전망이 쏟아졌다.
하지만 넷마블은 연초 쏟아진 시장의 회색빛 전망을 완전히 뒤집었다. 지난 3월 출시한 'RF 온라인 넥스트'가 흥행에 성공하며 새로운 캐시카우로 떠오른 것이다. 이 작품의 흥행으로 이 회사의 차기작 기대감은 배가됐다.
실적 부문에 있어서는 아직 발표가 이뤄지진 않았지만, 시장전망은 낙관적이다. 매출 6051억원, 영업이익 289억원이 예상되고 있는데, 이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3.36% 증가, 영업이익은 무려 681% 개선이 기대되는 수치다. 특히 'RF 온라인 넥스트'의 성과가 온전히 반영되는 2분기에는 더욱 높은 성과가 예측되고 있다.

주가 부문에서는 연초대비 가격이 다소 떨어졌다. 1월 2일 종가 5만 600원에서 4월 29일 4만 5000원의 변동을 보인 것이다. 약 4개월여 만에 11% 가격이 떨어진 것이다. 다만 이는 크래프톤에 비해 아쉬울 뿐이지, 결코 이 회사가 못한 것이 아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미국발 관세전쟁을 거치며 산업전반에서 연초대비 큰 폭의 주가 하락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넷마블에 대한 중간평가는 연초에 제시된 보수적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꾸고, 실적 개선 기대감까지 키운 모범적 사례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올초 엔씨소프트에 내려진 시장전망은 매우 아쉬웠다. 기존 작품의 매출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하반기까지는 신작 기대감도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해 선보인 작품들의 잇따른 아쉬운 성과로 차기작 전망까지 부정적이었다.
이 회사에 대한 시장전망과 평가는 아직까지 낙관적이지 않다. 1분기 실적 전망으로 매출 3658억원, 영업이익 80억원이 제시되는데, 이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가 예상되는 수치다. 다만 지난해 3, 4분기 영업손실을 거뒀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악의 구간은 확실히 지났다는 평가다.
작품 부문에서는 특출난 것이 없다는 점이 아쉬운 대목이다. 오히려 모바일 '리니지' 작품 중 일부가 구글 플레이 매출 톱 10에서 이탈하며 아쉬움을 샀다. 다만 해당 작품들의 서비스 기간과 수 많은 경쟁작을 어느 정도 감안해야 한다는 평가다.

증권가의 전망은 4월을 기점으로 조금씩 밝아지고 있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비관적 전망이 쏟아지며 목표주가 하향, 투자의견 중립 등이 많았다. 하지만 4월부터는 차기작에 대한 관심이 다시 부각되기 시작했고, 주가도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가 부문에서는 아쉽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1월 2일 18만 2000원에서 4월 29일 14만 6700원의 변동을 보인 것이다. 13만원대까지 떨어진 가격이 조금 오르긴 했지만 이전에 누적된 낙폭이 워낙 컸다. 관세전쟁에도 오히려 가격을 높인 크래프톤, 10% 수준에서 가격을 지켜낸 넷마블과 비교가 될 수 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엔씨소프트에 대한 중간평가는 연초 제기된 최악의 전망보다는 나아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게 개선된 성적이 낙관적이라고 할 순 없지만 조금씩 개선되는 모습은 긍정적이다.
이에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형 게임주들이 각각 수준 차이는 드러내고 있지만 연초 전망보다는 훨씬 나아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들의 약진을 바탕으로 게임주 전반에 걸쳐 반등 조짐이 나타날지는 좀 더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더게임스데일리 강인석 기자 kang12@tg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