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등 주요 상장 게임사들의 중간평가가 기대 이상의 분발이라는 성적을 거머쥔 것으로 나타났다면, 중견 · 중소 게임업체들의 성적은 예상보다 더 좋지 못하다는 것이다. 연초부터 뚜렷한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고, 잇따른 악재에 휩싸이는 등 아쉬운 모습들을 나타냈다. 일부 종목은 연초대비 가격을 크게 높여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긴 했으나, 대부분의 주가는 크게 하락하는 등 요동을 쳤다.
펄어비스는 올 들어 약 5개월간 잠잠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비단 올해만의 일이 아닌데, 벌써 수 년째 신작 공백이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차기작 '붉은사막'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작품에 그야말로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인데, 그만큼 외부에 드러나는 특별한 이슈 또한 없었다.
실적 부문에서도 다소 아쉬운 성과가 예상된다. 지난 1분기 실적 전망으로 매출 858억원, 영업손실 87억원이 제시되고 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큰 변화가 없으나, 영업이익은 적자전환이 예상되는 수치다. 이 회사의 대표작 '검은사막'이 안정적 인기를 이어가고 있지만, 장수 게임으로서의 현실적 한계도 분명 존재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 회사 주가는 연초 대비 가격 상승을 이끄는 데 성공했다. 올해 첫 거래일(1월 2일) 2만 8150원(종가기준)에서 5월 2일 3만 5400원으로 25.75%나 상승했다. 미국발 관세전쟁 여파를 감안하면 높이 평가된다. 대형업체 중에서도 연초대비 가격 상승에 성공한 것은 크래프톤 한 곳 뿐이다.

결론적으로 이 회사에 대한 중간평가는 결과물에 따라 점수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출시되는 '붉은사막'이 대성공을 거둔다면 이를 준비하기 위한 과정도이해 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크나큰 소용돌이에 빠질 공산도 없지 않다.
카카오게임즈도 비교적 잠잠한 모습을 보였다. 신작 '발할라 서바이벌'을 1분기 중 론칭했으나, 상업적 흥행에서는 특별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반면 기존 작품의 매출 하향은 뚜렷했다. 캐시카우인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 구글 플레이 매출순위 톱 10에 이름을 올리고는 있지만, 최상위권 경쟁에서는 한발 물러선 모습이다. 그 외 지난해 선보인 작품들은 순위가 크게 떨어져 있다.
이로 인해 1분기 실적 전망 역시 매출 1331억원, 영업손실 77억원으로 다소 아쉬운 편이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1분기뿐만 아니라 2분기 역시 아쉬운 성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한 상황이다. 다만 주가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지켜냈다는 평가다. 1월 2일 1만 6300원에서 5월 2일 1만 4180원으로 13% 하락한 것이다. 10%대 하락도 크다 할 수 있겠지만, 특별한 모멘텀 없이 악화된 시장 상황에서 선방했다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결론적으로 이 회사에 대한 중간평가는 하반기 반등을 위한 체질개선 준비 중이라 할 수 있다. 게임 외 사업을 축소하거나, 보유지분을 매각하며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가디스 오더' 등을 띄우고 있다.
위메이드에 대한 중간평가는 기대이하다. 신작 성과, 실적전망, 주가변동, 블록체인 사업, 브랜드 가치 등에서 모두 감점을 받고 있다. 연초 시장에서는 이 회사의 기대작 '레전드 오브 이미르'를 통해 흑자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했다. 예상대로 이 작품은 구글 플레이 매출 1위에 뛰어 오르며 흥행에 성공했지만, 빠르게 하향곡선을 그리고 말았다.

특히 최악은 위믹스 해킹사태라 할 수 있는데, 암호화폐 위믹스의 안정성 · 투명성에 근본적인 회의감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국내 거래소에서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됐고 결국 상장 폐지됐다. 위믹스 상폐는 이번이 두 번째로, 회사에서는 굴하지 않고 블록체인 사업을 펼친다는 계획이지만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외에도 부진한 1분기 실적 전망,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위반에 따른 유저 비판, '미르의전설2' 로열티 편취 가능성 부각까지 그야말로 악재에 악재를 더했다. 이로 인해 주가 역시 1월 2일 3만 4850원에서 5월 2일 2만 3650원으로 32%나 하락했다.
컴투스는 중견 · 중소업체 중 가장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이에 따른 결과물이 크게 나타나진 않았다. 이 회사는 1월부터 신작 '갓앤데몬'을 출시하며 적극적인 시장 공략 의사를 나타냈다. 3월에는 일본에 '프로야구라이징'을 선보이며 전방위 공세의 모습을 드러냈다. 다만 이렇게 출시된 두 작품이 다소 잠잠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 작품들이 안정적 인기를 끌고 있지만, 신작 출시를 위반 비용이 반영되며 아쉬운 실적이 예상된다. 시장에선 이 회사의 1분기 실적 전망으로 매출 1754억원, 영업손실 6억원을 내놓고 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11% 개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이 예상되는 수치다. 이로 인해 주가 역시 1월 2일 4만 6350원에서 5월 2일 3만 9350원으로 아쉬운 변동을 보였다.
결론적으로 컴투스에 대한 중간평가는 적극적인 사업전개의 모습은 보여줬지만, 성과 면에선 그다지 도드라진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는 점에서 노력상 수상 정도라고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하반기부터는 굵직 굵직한 작품들이 출시를 준비중이어서 파란이 예상된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연초 전망보다 나은 모습을 보인 주요 메이저급 업체들과 달리, 중견 업체들은 큰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아쉬운 모습을 드러냈다"며 "하지만 상당수 게임업체들이 하반기 자체 기대작을 준비중이어서 일대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게임스데일리 강인석 기자 kang12@tg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