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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비트코인과 엘살바도르의 도전

작성자
관련사이트 더게임스
작성일
2024-05-21

비트코인은 화폐를 대체할 수 있을까?

비트코인은 글로벌 기축통화 역할을 천명하며 호기롭게 출발했다. 하지만 속도, 보편성, 변동성 등 현실적인 문제로 이미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지금은 대표적인 '디지털 자산'으로 자리를 탄탄히 잡고 있다. 그래서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법정화폐 선택은 주목 받기에 충분했다.

지난 2021년 9월,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했고, 정부자금으로 비트코인을 사들였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우려를 표했다. IMF도 위협에 가까운 권고로 결정 번복을 유도했지만 부켈레 대통령은 뚝심있게 밀어부쳤다.

달러를 법정화폐로 사용하는 엘살바도르는 국내총생산(GDP)의 25%가 해외 거주 엘살바도르인들의 본국 송금이 차지하고 있다. 송금 과정에서 발생하는 적지 않은 환손실과 송금수수료를 해소하고, 70%에 이르는 국민이 은행계좌도 없는 후진적 금융환경을 타개하기 위해 선택한 것이 비트코인이다.

640여만 명의 자국 인구 중 300만 명에게 비트코인 거래통장인 '치보'를 개발해 보급했고, 30 달러씩의 비트코인을 무상으로 지급하면서 사용을 장려했다. 일시적인 결정이 아닌 것을 보여주기 위해 지속적으로 치보의 성능을 개선하고 있다.

중소기업이나 개인에게도 비트코인을 저리로 대출해주면서 저변확대를 시도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그의 정치생명을 비트코인에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성공을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주변 환경은 그의 편이 아니었다. 비트코인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고역을 치러야 했다. 4만 달러가 넘는 가격에 사들인 비트코인은 1만 달러대까지 폭락했고, 디폴트 선언이 임박했다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드라마틱한 반전이 일어났다. 2022년 말 저점을 찍은 비트코인 가격이 오름세로 돌아섰고, 올해 초 수직 상승하면서 단숨에 판을 뒤집었다. 단기간에 7만 달러대까지 급등했다. 실패로 끝날 것같았던 무모한 도전이 성공의 급물살을 타고 있다.

가격 상승으로 수천억 원이 넘는 수익을 얻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나라 GDP의 50분의 1 정도에 불과한 엘살바도르의 경제 규모를 생각했을 때 결코 작은 돈이 아니다. 부켈레 대통령은 올해 2월 85%라는 압도적인 지지로 재선에 성공했다. 국가신용등급도 상향 "정되면서 정치적 기반을 탄탄히 다지는 중이다.

탄력을 받은 부켈레 대통령은 엘살바도르 정부의 비트코인 보유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플랫폼을 공개했다. 정부재정의투명성 확보가 목적이다. 엘살바도르는 5월 중순 현재 5,750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격 하락으로 시련을 겪는 중에도 지속적으로 비트코인을 사들이며 보유량을 두 배 이상으로 늘렸다. 매일 1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구매하겠다는 부켈레 대통령의 약속이 지켜진 것이다.

큰 고비를 넘겼지만 비트코인의 법정화폐 채택은 결코 바람직한 선택은 아니다. 무모한 도전이 맞다. 지나친 가격 변동성을 비'해 사용자 저변확대, 전송 속도 등 통화로서의 가치를 확보하기 위한 허들은 여전히 만만치 않다.

특히 보편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용률이 계속 낮아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2023년 엘살바도르 인구의 12%만이 상품 및 서비스 결제에 비트코인을 사용한 것으로 "사됐다. 2022년의 24.4%보다 절반 이상 줄었다. 비트코인의 일상적 사용이 불편하다는 것을 직설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다.

그럼에도 엘살바도르의 도전은 화폐 생태계 선진화 과정에서 주목할만한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다. 향후 대부분의 국가가 CBDC 등 디지털 화폐 도입이 유력한 가운데, 엘살바도르의 실험은 시행착오를 줄이는 대표적인 사례가 될 수 있다. 특히 금융환경이 취약한 개발도상국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비트코인이 화폐로 자리매김 하는 것은 불가능한 쪽으로 기울었다. 하지만 비트코인 탄생으로 인한 나비효과는 전 세계 금융시장과 화폐제도에 일대 변혁을 가져오고 있다. 향후 블록체인 기술은 금융을 넘어 산업 전 분야로 확대될 것이며,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변혁을 가져올 것이다. 블록체인의 미래가 사뭇 기대되는 이유다.

[더게임스데일리 고상태 미디어신산업부 국장 qkek619@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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